자녀 대입위한 교육 컨설팅 필요한가

대학 입시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다. 대학마다 인종별 출신국가별 학생수가 고정돼 있는 것도 비밀아닌 비밀이다. 또한 미국에서 대입을 겪어보지 않은 이민 가정에는 더 고충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없던 분야가 생겼는데 그것이 바로 교육 컨설팅, 구분해서 설명하면 대입 컨설팅 분야다.

  ▶교육 컨설팅의 정의
 대입 컨설팅은 교육비에 높은 프리미엄을 지출할 수 있는 경제적으로 풍요한 학부모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자녀들이 ‘맞는 학교’(right school)에 진학하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한 교육 컨설턴트는 “맞는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인생관에 달려있다”면서 “컨설턴트는 필요한 정보나 프로페셔널한 조언을 제공해서 학생과 학부모가 목적을 달성하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인의 경우 맞는 학교가 랭킹이 높은 명문대학에 집중돼 있다. 결국 학교를 잘들어가기 위해 받는 서비스다.

 ▶대입 컨설팅이 필요한 학생
 학생 스스로 자신의 일을 잘 해낼 뿐 아니라 자신의 꿈과 목표가 잘 정의돼 있고 목표를 향한 열정에서 필요한 일을 잘 수행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카운슬러나 컨설턴트의 지도나 코칭이 필요하기 보다는 중간 점검을 해주는 정도면 충분한 학생이다. 혹시라도 사소한 실수가 있더라도 이런 학생은 꾸준히 자신의 실수와 성공으로 부터 배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컨설팅이 필요할 수 있다.
 첫째 자신의 목표가 불분명한 경우다. 성인이 돼서 어떻게 살겠다는 비전이 없다. 대학 진학의 특별한 이유도 없다. 당연히 대학이나 전공을 선택하지 못한다.  둘째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다.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할 줄 모른다. 역시 부모와도 대화가 단절되고 부족해서 부모도 학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모른다. 셋째 책임감이 부족한 경우다.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제때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역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한다.  넷째 핸디캡이나 특이점을 가지고 잇다. 다른 학생에 비해서 불리한 조건이 있다.  다섯째 가정내에 문제가 있다. 가족 구성원간에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다.  여섯째 이상과 현실간에 괴리가 있다. 꿈이 너무 원대한 경우나 자신의 장단점을 잘 모르고 있다. 일곱째 목표는 있으나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을 모른다. 원하는 학교로 진학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역시 카운슬러나 학부모가 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다.

대입 컨설팅의 찬반 논란

 1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이럴 때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대학 입학 컨설팅, 꼭 해야하나?’
대학 입학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하나로 생각하는 한인 학부모들은 12학년 자녀들의 성공적인 대학입학을 위해 뭐라도 할 입장이다. 이럴 때 에세이 작성, 지원서 작성, 대학 선정을 도와준다는 서비스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누구네 집은 이미 여름방학 때부터 한다더라’, ‘저 집도 계약했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집만 뒤쳐진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마저 생긴다.
그럼에도 이를 쉽게 ‘저지를 수 없는’ 사정이 있다. 돈 문제다. 그것도 일시에 상당한 액수가 오간다. 중산층 학부모로서도 허리가 휠 정도다. 결국 대학 입학 컨설팅, 이렇게 해야할지 저렇게 해야할지 고민만 쌓여간다. 대학 입학 컨설팅, 어떻게 해야할까?

대입 컨설팅이 증가하는 이유

우선 기억해둘 것. 대학 입학 컨설팅을 늘 지금같지는 않았다. 물론 이전에도 대학 입학 컨설팅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백인 부자들이 자식들을 위해 하던 귀족 교육서비스’라는 인상이 강했다. 액수도 몇만불이 오가는 등 그림의 떡이었다. 그런데 이게 2005년 무렵부터 한인 커뮤니티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상당한 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에서 교육관련 일에 종사하는 A씨는 “특히 한국 거주 부모들은 결국에는 100% 대입 컨설팅에 의존하는 것같다”고 말한다. 남가주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을 운영하는 B씨는 “우리 학원의 12학년생들 중 60-70%는 어떠한 형태로든 대입 컨설팅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바인 지역에서 교육 관련 일에 종사하는 C씨는 “어바인의 지역 특성상 12학년 학생들의 절반 정도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같다”고 말한다. 대입 컨설팅 업체를 경영하는 D씨는 “작년보다 의뢰학생들이 늘었고, 이제는 연중 고르게 요청이 온다는 것이 새로운 특징”이라고 말한다. 요는 대입 컨설팅은 계속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대입 카운셀러는 “세금 보고시 회계사를 고용하듯, 대입에서도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것은 주류사회에서는 상식”이라며, “한인 사회에서도 이제는 대입 컨설팅을 하나의 전문 서비스로 인정해가는 경향이 늘었다”고 소개한다.
무슨 사정이었을까? 2005년 전에는 그저 학원 원장이나 주변의 대학생들, 교육 관련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어 대학을 진학하던 것을, 왜 이제는 통과의례처럼 대학 입학 컨설팅에 의존하게 되었을까?

가장 중요한 배경은 치열해진 경쟁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후손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를 맞아 2009년 미국 대학입학은 최고의 경쟁을 치뤄내야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앞으로도 최소한 5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매년 2만명 정도가 지원했던 하버드 대학이 50%가 늘어 3만명이 지원하고 있는 것, 대학원서를 대개 6개 정도 쓰던 것에서 이제는 10개, 나아가 20개까지 쓰는 학생이 나타날 정도가 된 것 등이 그 구체적인 예가 된다. 결국 경쟁은 치열해지고, 또 훨씬 많은 대학에 지원해야하니 여기에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대입 컨설팅이 확산되는 근본적인 배경이 여기에 있다.

대입 컨설팅에 대한 찬성의 입장

대입 컨설팅에 찬성하는 입장인 사람들은 ‘현실적인 필요’를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한다.
첫번째로 한인 부모들의 미국 대학 입학 경험이 없는 것.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부모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미국 대학 입학은 문턱이 너무 높아보인다는 것. 두번째로는 핵가족. 형제자매라도 많으면 그 경험으로 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데, 요즘은 1명 내지 두명의 자녀를 두는 것이 대다수라 대학 입학 경험이 전수되지 않는다. 세번째로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미국 대학 입학. 우선 조기입학과 정기입학이 나눠지는데, 조기입학만 해도 종류가 3가지다. 대학은 4000개가 넘어 4년제만 골라도 2500개다 여기서 내 아이에 맞는 대학을 10개 정도 골라내기란 한강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거기다 입학지원서도 Common Application이 생겨 많이 편해졌지만, UC는 별도의 지원서를 쓰고, MIT같은 곳도 별도의 지원서를 쓴다. 일반 학부모의 경우엔 ‘공부’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 네번째로 에세이/영어를 읽고 이해하는 정도의 실력이 대부분인 한인 커뮤니티에서 요즘 대학 입학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에세이를 도와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섯번째로 공립학교 카운슬러가 태부족한 것. 카운슬러 한명이 수백명을 상대해야하는 조건에서 귀하고 귀한 내 자녀만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결국 이상과 같은 현실적인 필요에서 대입 컨설팅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것. 대입 컨설팅에서는 에세이도 지도해주고, 지원서 작성도 봐주며, 지원할 대학도 선정해준다. 인터뷰가 있을 경우 인터뷰 요령까지 지도해준다. 학부모들은 ‘하나 밖에 없는 자식, 대학을 간다는데…’하고 눈을 질끈 감고 지갑을 열게 되는 것이다.

대입 컨설팅에 대한 반대의 입장

대입 컨설팅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 입장의 핵심은 ‘대입 컨설팅의 효과가 너무 부풀려 선전되고 있다’는데 있다.
첫번째, 미국 대학 입학은 고교 전체 생활의 각종 기록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12학년 때 갑자기 대입 컨설팅을 받는다하여 이 기록 자체를 바꿀 수 없다. 다만 보기 좋게 표현하는 것 정도를 할 수 있다. 결국 대입 컨설팅보다 중요한 것은 고교 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
두번째, 예를 들어 Common Application을 보면, 학생 스스로 작성하는 분량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그보다 많은 분량을 선생님과 카운슬러가 작성해서 보낸다. 여기에 서로 다른 입장이 보이면 입학사정관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리고 선생님과 카운슬러의 견해를 더 신뢰한다. 결국 학생, 선생님, 카운슬러가 보내는 서류가 모두 일치하고 잘 작성되어야 좋은 결과를 갖게 되는데, 학생들 지원서만 반짝거리게 만들어봐야 그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세번째, 에세이. 에세이가 요즘 중요하다하지만, 입학사정관들이 중시하는 요소에서 4위에 그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GPA, SAT, 특별활동 기록들. 에세이만 잘 쓰면 기적이 일어나는 것처럼 이해해서는 곤란하다는 것.
네번째, 인터뷰 역시 몇차례의 인터뷰 연습으로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인상’을 한번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마치 회사의 인사 담당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지원자의 첫 모습만 봐도 대충 파악하듯, 대학의 입학사정관들도 학생들 눈매만 봐도 그 학생을 파악해낸다는 것.
결국 이상과 같은 점을 감안할 때, 대입 컨설팅의 역할은 축소해서 이해해야한다는 것이 반대 입장의 핵심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대입 컨설팅 추세

현재 한인 커뮤니티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대입 컨설팅이 제공되고 있다.
첫번째 유형은, 개인 혼자서 활동하는 경우. 학원을 운영하다 아예 이쪽을 전문으로 한 경우, 명문대를 졸업하고 그 이력을 내세워 활동하는 경우, 카운슬러 마켓이 커지자 이를 전공으로 하여 활동하는 경우, 교육 분야에 종사하다 컨설팅까지 하게 된 경우,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카운슬러로 일하다가 전직한 경우 등이 있다.
두번째 유형은, 가장 대중적인 유형으로, 학원과 결부되어 활동하는 경우. 학원으로서는 12학년 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서 좋고, 대입 컨설턴트로서는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서 좋다.
세번째 유형은, 아예 전문 대입 컨설팅 업체를 차려 활동하는 경우. 어떤 업체의 경우는 카운슬러만 수명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한다.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4년간 풀코스 컨설팅’을 약속하고 수만불을 받는 경우도 있다. 12학년들만을 대상으로 지원서 작성을 돕는 경우에도 만불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의 경우라면 1000-5000불 사이에서 결정된다. 지원하는 대학의 수가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입 컨설턴트가 스스로에 매기는 가치가 비용을 좌우한다. 에세이만을 봐줄 경우 한번에 수백불을 내는 경우, 혹은 시간당 수십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