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지원 미국교육제도

[중앙 칼럼] ‘코리안’ 이라 불리한 대입 사정 방식

학자금 관련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에서 자녀가 진학할 곳을 선택할 때 가장 싼 학교에 등록하라고 조언한다.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진학을 희망한 학교나 랭킹이 높은 대학이 아니다.

이르면 한달에서 늦어도 서너달 후면 12학년생들 모두 대입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에서 진학을 위한 대학 선택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자녀가 갖고 있는 성적, 예를 들어 고교 내신성적(GPA), 표준시험(SAT/ACT) 점수를 토대로 합격시켜 줄만한 대학을 고르게 된다.

우선 자녀의 성적으로 어느 정도 범위를 구하게 되면 대학 선택의 폭은 좁아지게 된다. 물론 상위권의 대학들은 다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좋은 성적을 갖고 있는 지원자들의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성적만으로는 합격자를 고를 수 없다. 그래서 대학들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과외활동이나 수상 경력, 봉사활동 실적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오해가 있는 것이 지원서의 에세이를 잘 쓰면 성적이나 과외활동이 조금 모자라도 합격이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하게 된다. 물론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주장’인 이유는 대학 관계자 누구도 공식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공립대학들도 포함해서 각기 자기들만의 고유한 사정 조건을 갖고 있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인 사정결과는 없다.

기본 원리는 이렇게 추정할 수 있다. 어떤 학교에 고교성적과 표준시험 성적이 거의 완벽한 학생들이 지원했다고 하자. 그 학교에서는 과외활동과 수상경력을 살펴본다. 완벽한 성적을 거두는 데 1만 시간이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이외 과외활동이나 수상, 봉사활동에 들어가는 시간이 5000시간이라고 가정한다. 결국 합쳐서 1만5000시간을 넘긴 학생을 뽑는 것이다. 그래서 수학에 탁월한 어떤 학생이 과외활동의 일환으로 수학경시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고 그것이 5500시간짜리로 인정된다면 비록 완벽하지 못한 9500시간짜리 성적표를 갖고 있어도 5500+9500=1만5000이므로 합격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최상위 톱 명문대학이 아니어도 이 원리는 유사하게 적용될 것이다. 톱이 아닌 대학들의 합격선은 총 1만5000시간이 아니라 1만2000시간만 되어도 그 지원자를 뽑을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수학능력을 입증하는 표준시험의 성적이 기준이 된다.

그런데 한인 학생들에게는 다른 요소가 더 적용된다. 대학 당국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인종별, 민족별로 합격자 숫자를 감안한다고 알려져 있다. 해마다 한인 학생들의 합격률이 대학별로 비슷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특히 SAT점수에 있어서 한인 학생들은 백인보다는 110점은 더 따야 하고 히스패닉이나 흑인학생보다는 140점을 더 받아야 동등한 조건으로 본다.

그러면 이런 불리한 조건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우리가 지원서에 ‘Korean’이라고 표기할 때까지는 계속된다. 자신의 조상을 부정하더라도 대학에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어를 한마디 못하고 영어만 하는 학생도 지원서에는 ‘Korean’에 체크해야 하고 최고 140점을 밑질 수밖에 없다.

내년 3월이면 올해 말까지 지원한 대학들이 합격 통보와 함께 재정보조패키지를 보내온다. 그 결과에서 자녀를 가장 잘 인정해주기에 가장 많은 학비를 제공해주는 대학에 등록하면 된다. 그곳이 대개 가장 싼 곳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의 상위권 대학 수백 개는 한국으로 치면 모두 명문대학들이다.

장병희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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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LA중앙일보 2017년 8월26일 A-8면에 게재됐던 내용을, 필요한 경우 수정/보완하여 포스팅한 것입니다. 기사와 관련하여 문의하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이메일로 알려 주시면 올바른 해답을 함께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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